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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부부심리상담 , '일과 결혼한 남편'

p&cmaum 2023. 4. 17. 12:15

일과 결혼한 남편

 

글.박노해(마음)

 

결혼하고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빚을 진 돈이 3억입니다. 처음에는 이해하고 '좋아지겠지..'하며 그렇게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큰 빚이 되고 말았네요. 답답합니다.

다들 저보고 왜 그러고 사냐고 합니다. 저도 제 자신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 정말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지만 그래도 두렵습니다. 혼자 산다는 것이, 혼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이 말이지요.

남편의 귀가 시간은 늘 예측할 수 없어요. 일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일만 좋아하는 거라면 그나마 다행이겟죠. '그래도 성실한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남편은 거기에서 끝나지가 않습니다. 늘 일의 시작부터 마무리 짓기까지,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붓지요. 어찌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을 하면서 자기 돈을 아낌없이 쓴다는 거예요. 일에 관련해서 거래처나 협력업체, 회사 내의 다른 과에 도움을 청할 때마다 남편은 꼭 술을 사고 식사대접을 하죠. 그래야 일이 잘 성사된다나요? 그럼 우리 가족은 어떻게 하라고요. 작년에는 빚이 2억이었습니다. 지금은 3억도 넘었어요.

 

이제 이해가 되시지요. 남편에 대한 저의 마음이...희망은 고사하고 요즘은 무기력하다 못해 너무 우울해서 자살생각까지 듭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하니 그럴 수도 없고, 정말 왜 사나 싶어요.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일을 한다고 왜 저렇게까지 빚을 져야 하는 것일까? 이제부터 이사람 희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희喜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였다. 칠남매 중 막내였으며, 부모로부터 어떤 것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희는 공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형제 중에서도 희만이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고위 공직자다. 어려서부터 받아온 인정의 경험이, 희가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희는 인정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직장 상사에게 인정 받기 위해 불철주야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 상사에게조차 희가 지나쳐보여, 너무 일을 벌이고 추진한다고 지적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갈등이 생겼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상사가 부하직원이고 부하직원이 상사가 된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희처럼 살아가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일에 빠지고, 일에 중독되고, 일이 희망이지 일이 삶인, 그래서 가족은 포기하더라도 일은 포기하지 못하는, 일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되는 그런 희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그러나 희에게 나란 없다. 나를 없고 너만 있다. 너무 서글픈 나를 보게 된다.

성취와 성공.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꼭 희가 아니어도 우리는 희처럼 일과 결혼한 남자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에게 여유는 사치에 ㅂㄹ과하다. 일이 있고 돈이 있을 때만이, 비로소 삶의 여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삶의 여유와 삶의 행복을 찾는 것은 배부른 자의 넋두리쯤으로 치부해버린다. 이들은 가족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믿으며, 그것만이 자신의 의무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생각은 착각이고 오해다. 성공이 행복을 주고 만족을 줄거라 믿지만, 만족은 없다.

이후 희는 자신의 인정욕구에 대한 유년기 부모와의 경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급속히 자신의 내면을 찾고 발견하게 된다. 희의 아버지는 냉정하고 무서운 분이었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오는 날이면 그날 저녁은 공포의 시간이었다. 칠남매는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귀가하면 다들 긴장하고 자기들 방에서 쥐 죽은 듯이 있었다. 그런 아버지가 막내아들인 희에게만은 유일한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이유는 희가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희는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기 위해 공부에 집착하게 되었다. 그 힘으로 결국 공직자도 되었다. 그러나 희는 불행하다.

희가 살던 때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기대할 수는 없는 시절이었지만, 그럼에도 희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조건이 바로 공부였다. 희가 공부로 인정 받았던 습관이 현재에 와서 일로 바뀐 것이다. 일을 잘해서 윗사람에게 인정받고, 주변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그 시간이 희에게는 가장 삶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희는 그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없다. 그에게 관심과 인정은 늘 조건적이었다.

희가 일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인정욕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희에게는 인정을 받지 않고도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희는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적절한 주장이나 작은 이기심에 대해서 조금은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희에게 '알'은 삶이요, 가치요, 기쁨이지만 그 '알'이 희의 인생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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