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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차상숙심리이야기
부산심리상담센터 , '이타심과 자기애는 같은 마음이다' 본문
이타심과 자기애는 같은 마음이다.
글.박노해(마음)
지나친 이타심, 이기심과 같은 마음이다.
이타심이 강한 사람들, 그들을 우리가 비난할 수 있을까? 사회에 솔선하고 모범이 되는 그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타심은 타인을위해 자신을 봉사할 뿐 아니라, 조건없이 헌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타심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을까? 이타심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타심을 내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가 하는 것이다. 이타심이라고해서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타심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자신의 왜곡된 감정을 특정대상에게 투사(projection)할 때 문제가 된다. 어린시절 부모의 손길이 너무 부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가 자기아이를 과잉 보호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자녀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하더라도 결국 과잉보호는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타심이다.
이타심의 반대말은 이기심이다.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이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부정적이고 나쁜 것 같지만 왜곡된 이타심은 이기심을 원만하게 충족하지 못한 결과다. 이기심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는 뜻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생명체가 있을까? 모든 생명은 자신이 첫 번째이고 제일 중요한 존재이다. 이것은 본능이다. 그리고 순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기심도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모든 생명체는 생존하기 위해 본능을 선택하고 자기보호를 위해 이기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자기애가 지나쳐 문제가 되는 것을 심리학에서 자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한다.
자애성 성격장애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소스란 이름에서 유래된다. 에코는 나르시소스에게 짝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신이 내린 저주로 에코는 나르시소스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우리나라 말로 상사병을 앓다가 죽어간 비극적인 사랑이다. 또한 나르시소스는 그에게 거부당한 요정들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부탁한 저주로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기인 줄고 모르고 사랑에 빠진 비극적인 신화에서 유래된다.
에코와 나르시소스의 신화의 스토리를 살펴본다면 둘은 자기인식이 부족하다. 집착에 가까운 열망과 집착, 이것은 마음의 눈을 멀게 할 뿐아니라, 현실마저 상실케 한다. 자기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소통이 어렵다. 왜곡된 사랑은 뜨거운 정열을 유발하지만 왜곡된 사랑은 집착이란 비극을 낳는다.
이타심 때문에 결혼한 여자
어떤 부부의 경우, 결혼동기가 안쓰러워서, 불쌍해서, 안타까워서 내가 해야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결혼을 선택했다는 부부가 있다. 왜 다들 배우자에게 사랑을 기대하는데 보살펴주려했을까? 그 이유는 자신의 왜곡된 마음 때문이다. 왜곡된 마음은 비례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왜곡된 마음은 감정도, 생각도, 행동도 왜곡되어 있다.
이타심이 강한 내담자를 상담한 경우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장애인이다. 그녀가 장애인 남편을 배우자로 선택한 이유는 그녀의 따뜻한 이타심 때문이다. 그래서 인연은 따로 있다고 어른들은 말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이타심은 헌신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결혼을 선택했다. 뜻이 좋다고 모든 결과가 좋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그녀가 결혼하고 10년을 넘기고 중년에 접어들 무렵 그녀의 딸은 중학생이 되었다. 남편이 장애인이라곤 하지만 그녀는 열심히 살았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착실한 신자로서 그녀는 한치의 후회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엄마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엄마는 왜 아빠하고 결혼했어!”,“사랑해서 했지”,“그래도 아빠는 장애인이잖아!” 그녀는 순간 머리가 띵하다. 할말을 잃었다. 내가 사랑한 남자이고 가정도 인생도 열심히 살았는데 딸아이의 “그래도 아빠는 장애인이잖아!”란 말의 의미를 인정하기엔 그녀의 마음이 혼란스럽다.
그녀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이타심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져보지 않았다. 그녀는 어려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병을 앓고 계셨고 어머니는 시장에서 야채를 파셨다. 상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 한곁에 쪼리고 야채를 팔아 아버지의 병수발과 자식을 챙겼다. 어머니가 시장에 나가면 아버지는 그녀 차지였다. 아버지를 씻기는 일과 음식을 챙기는 일, 집안청소 등 그녀의 어린 시절은 아이라고 보기 어려울만큼 많은 것을 감당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습관이 된 이타심, 그녀는 결혼하고도 돌볼사람이 필요했을까? 우리는 습관적으로 인생을 산다. 술이 건강에 좋지 않음을 알고 마시고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 끈지 못한다. 그래도 술이나 흡연문제는 부정적이라 가족들이 혹은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끈어라 조언도 해주지만 이타심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칭송하고 존경하니, 굳이 이타심에 대해서 우리가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타심에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자신의 참마음을 깨달은 이후에 얻은 이타심이다. 이러한 이타심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따라서 이타심을 낼때도 늘 사리를 밝혀내니, 특별히 조화로운 이타가 되는 것이다.
이타심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이타심이 부족한 사회다. 이기심이 절정을 넘어 탐욕이 판치는 사회다. 꽃은 어디에서 멈출지 알 수 없는 삶이다. 이런 이기심의 절정에서도 따뜻한 이타심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된다.
이 어두운 세상에 빛이되어줄 이타심이 아픔이 되지 않기 위해 건강한 이타심을 키워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내재된 이기심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하며 조화를 이루는 이타심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탐구를 해야한다. 자기를 탐구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관심이며 설레임이다. 생명은 가슴이 뛰고 열정과 열망이 꿈틀거릴 때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의식없는 이타심이라면 배려와 헌신이 누군가에게 의지와 게으름의 원인이 되기도한다. 걸어서 지구세바퀴의 저자 한비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녀가 월드비전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들려주었다. 캄보디아와 같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해서 지원을 할 때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거를 대여해주고 대여료를 일정하게 받는다고 하였다. 그랬을 때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해서 마침내 인력을 자기 소유로 삼는 자생력을 기르게 된다고 하였다.
이스라엘 부모의 자녀교육지침서 탈부드에서 ‘자식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했던 것처럼 우리의 이타심은 검증된 이타심이 되어야 한다.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연민 때문에 결혼한다면 이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랑이 배우자에 대한 이해로 헌신과 희생을 한다고 하겠지만 자녀에겐 아픔을 유산으로 남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선행은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지표가 된다. 그러나 선행보다 균형, 악행보다 조절이 중요하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변호사 여럿 나와 법적 시시비를 가렸다. 그러다 변호사의 의견이 3대 7혹은 4대 6으로 갈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옳고 그름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른 것이다.
부부의 만남이 왜곡된 이타심이라면 그래서 불쌍한 마음 때문에 결혼했다면 그것이 사랑일까? 그래도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하지만 누군가 그 왜곡된 선택으로 상처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까? 부모의 왜곡된 이타심의 희생양은 배우자 혹은 자녀가 된다. 내가 좋아서 한 결혼인데 누가 뭐랄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마음은 이기심이다. 따라서 부부로 만나는 것, 그 삶을 통해서 우리는 배워야 할 숙제가 자기이해가 아닐까? 그 이해를 통해서 그 좋다는 이타심도 균형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심리적 해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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