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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부부심리상담 , '부부의 삶이란? - 아비규환(阿費叫喚)이다'​

p&cmaum 2023. 7. 18. 12:05

부부의 삶이란? '아비규환(阿費叫喚)이다'

글.박노해(마음)

얼마 전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베트남의 젊은 여성과 우리나라 중년의 남성이 결혼을 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들 부부의 외형적인 모습은 아버지와 딸 같다는 이질감이 느껴질 만큼 나이차가 심했다. 베트남 여성은 친정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친정을 도와준다는 조건 때문에 국제결혼을 하였다. 그러니 친정부모와 베트남 여성의 아픔과 상처는 상상만으로 이해가 될 법하다.

그러나 결혼을 통한 배우자와의 만남은 특별하다. 그것은 인연이든, 악연이든 어떤 이유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어떻게 만나느냐 하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희(喜)는 남편과 연애시절 남편에 대한 사랑이 유난했다. 당시 희는 스물두살이란 어린 나이로 남편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소위 말하는 콩깍지에 씐 것이다. 어린나이라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거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부부 연을 맺게 되었다.

희가 마음에 콩깍지를 씌게 된 이유는 사랑에 대한 굶주림과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는 억울함 때문이다. 그래서 희는 자상하고 따뜻하며 순한 남편의 성격이 자신의 이해받지 못한 마음을 챙겨주고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희는 남편에게 실망하기 시작했다. 따뜻할 줄만 알았던 남편은 자상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하고 추진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남자였다. 시부모와의 오해, 시누이와의 갈등이 유발되면서 남편은 여지없이 아내를 탓하고 질책하며 어머니(시어머니)의 입장을 대변하였다. 이때부터 희의 남편은 친정부모에게 억울했던 경험을 재연시키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친정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한 억압된 감정을 폭발시키는 촉매제가 된 것이다.

희와 남편의 갈등은 격해지기 시작하였다. "왜 남편이 바람막이 역할을 못하느냐?", "왜 당신은 줏대가 없느냐?", "나는 억울하다" 등 희는 남편과 자신의 만남이 잘못된 만남이라며 억울해했다.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데 내가 왜 남편하고 살아야 하느냐며 절규하였고, 결국 남편은 희에게 이혼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희는 급속히 불안해하며 이혼만은 할 수 없다고 하였다.

희에게 남편은 미운 존재이자, 의존을 포기할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희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비관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은 남편이 싫고 밉지만 헤어질 수 있는 배짱도 없다고 말이다. 결국 희의 이러한 넋두리는 남편에게 희를 더욱 거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부부의 삶이란? 자칫 아비규환(阿費叫喚)이 되기 쉽다. 사랑을 기대하고 안정을 소망하며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사랑은 증오로 변했고 소망은 절망으로 절규하였다. 부부란 사랑으로 만나 마음으로 이별하는 존재이기 쉽다. 희와 배우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정서적으로 성숙되었다고 한다면 이들 부부의 삶은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부부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희는 자신의 입장을 꼭 들어주고 알아주지 못한 원부모에 대한 억울함 때문에, 남편은 젊어서 홀로되신 어머니의 노고와 희생에 대한 유년기의 아픔과 상처 때문(심리적 구속)에 건강한 부부역할이 어려운 것이다. 이들 부부는 피치 못할 원부모의 심리적 유산 때문에 부부사랑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희는 자신의 억울한 감정이 사랑받고 싶었지만 이해받지 못한 감정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깨닫고 유년기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억울한 일들도 많았지만 사랑받은 기억도 적지 않다고 말이다. 그렇게 미웠던 남편도 시어머니의 노고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 하며 희의 격렬했던 분노감정은 해소되기 시작하였다.

부부의 삶이란? 솜사탕처럼 달콤함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아비규환의 지옥이 되고 만다. 따라서 부부의 삶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부부 각자의 미해결된 마음, 원부모와의 결핍되고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이해와 정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배우자를 섬기고 존중하며 삶을 알아가는 동반자가 된다면 이보다 행복한 삶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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