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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부모교육 , ' 폭발하는 부모, 불안한 자녀 '

p&cmaum 2025. 4. 30. 09:38

 

폭발하는 부모, 불안한 자녀

 

부산아동청소년상담센터 오아시스

원장 박노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위해 숙제나 세수, 가방 정리 등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한다고 해도 늑장을 부린다면 어느 부모든 야단치거나 서둘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거야!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돼!’ 같은 신념이 강한 부모의 경우, 스스로 알아서 하지 못하는 자녀를 용납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하기가 쉽다.

부모가 자신의 짜증과 분노만 잘 조절할 수 있어도 부모-자녀 관계는 한층 좋아질 것이다. 분노 감정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예를 통해 그 원인과 해결 방법에 접근해 보자.

 

엄마, 학교 가기 싫어

 

창문 사이로 드리운 햇살이 마음의 평화와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 준다. 민수 엄마는 오랜만에 여유를 부리며 커피 한 잔과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즐긴다. 잔잔한 선율이 흐르고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관에서 민수가 들어온다. 이게 웬일인가? 학교에서 한참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아이가 왜 집으로 돌아왔다는 말인가?

왜 왔어?”

엄마, 학교 가기 싫어.”

민수는 울기 시작하였다. 조금 전 평온한 분위기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민수 엄마는 현기증이 핑 돌았다.

왜 가기 싫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아니요. 학교가 무서워요.”

민수는 현재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다. 입학한 지 이제 한 달 남짓 되었다. 민수가 학교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학교 교사나 또래가 야단치거나 때려서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나 불안하고 무서워서다.

민수 엄마는 민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민수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동안 되도록 민수를 위해 놀아 주고, 아껴 주고, 사랑해 주며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민수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기고만 것이다. 왜일까? 그렇게 민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왜 민수는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한마디로 민수 엄마의 과잉보호 때문이다.

 

이 바보 같은 녀석

 

민수 엄마는 다시 민수에게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하고 외쳤다. 그러나 민수는 여전히 울고 서 있다.

엄마 싫어요. 학교가 무서워요.”

그러자 이번에는 아이를 다그치며,

학교가 왜 무서워, 누가 너에게 어떻게 한다고 무서워, 이 바보같은 녀석!” 하며 머리를 쥐어박고 온몸을 가리지 않고 아이를 때린다.

그렇게 실성한 사람처럼 아이를 다그치다 민수 엄마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민수도 공포에 질렸는지 울음을 그쳤다. 그녀는 다시 민수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교실 문 앞에서 민수는 머뭇거리며 들어가지 못한다. 그녀는 또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다.

민수 엄마의 입장이면 어떤 부모인들 당황스럽고 화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녀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 노력이 과잉보호라는 사실도 몰랐다. 또한 그런 노력이 산산이 부서지자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민수 엄마의 지나친 자식 사랑은 그녀 자신이 어려서 겪은 아픔 때문이다.

 

내 아이를 오빠처럼 만들지는 않겠어요

 

민수 엄마는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친정부모의 관심은 오빠의 사법고시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다 오빠는 부모의 기대와 부담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만 정신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녀는 그러한 오빠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해하고 감당하며 불안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내 자식만큼은 오빠와 같은 아이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인가? 최선을 다한 노력이 오히려 부작용이 된 것이다.

민수 엄마가 민수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이 자기 이해였다. 그녀는 민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통스러웠던 것은 묻어 두었던 자신의 아동기 아픔을 들여다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친정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민수의 아픔으로 점철될 수 있었던 삶이, 절묘하리만치 비켜가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 우리 상담실 홈페이지의 상담 경험 보고서 코너에 민수 엄마의 글이 올라왔다. 민수가 학교에도 잘 다니고 조금씩 자신감 있는 아이로 변해 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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