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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부부심리상담 , '불안과 죄책감은 동반자'

p&cmaum 2023. 6. 5. 12:21

불안과 죄책감은 동반자

 

글.박노해(마음)

 

불안과 죄책감은 동반자

 

지나친 죄책감(guilty)은 ‘심리적 올가미’가 된다. 죄책감의 긍정적인 역할은 사람을 사람답게 사는 양심을 지키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죄책감은 양심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죄책감은 삶이 불행해지는 첫 번째 조건이 된다.

부모교육으로 유명한 최경희박사의 주장에 의하면 죄책감은 실제적 조건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 실제적인 죄를 짓기가 불가능한 어린 시절 동안, 죄책감을 갖게 되는 대부분의 근원이 싹튼다는 것이다. 죄책감이란 도덕적인 악 또는 죄를 지었다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생각들이다. 생생하게 죄책감을 경험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고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한다.

 

불안했던 어린 시절

 

간혹 남의 이야기를 상담자보다 더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매우 친절한 사람, 배려심이 큰 사람이라고 한다. 내담자 중에도 상담자의 말을 상담자보다 더 잘 들어주는 내담자가 있다. 이들은 늘 친절한 사람, 자상한 사람으로 비치고자 무의식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친절을 베푼다. 상담자보다 더 상담자 같은 사람, 그러나 결코 이들이 상담자가 될 수 없다. 상담자는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조화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알고 갈등을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들은 내면에 억압된 죄책감이 내재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할까? 늘 걱정이다.

친절한 지연이 엄마의 경우를 보자. 지연이 엄마는 참 친절하다. 어려서 착한 딸로 친정엄마에게 늘 칭찬을 듣고 자랐다. 한 가지 힘들었던 점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엄마와 오빠 그리고 지연엄마 이렇게 셋이 살면서 고생하는 엄마를 불쌍하게 여겼다. 한번은 친정엄마가 그녀 앞에서 고모들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고모와 엄마의 갈등은 아버지 죽음에 대한 원망이었다.

“오빠가 건강을 잃은 것도 언니가 무신경했기 때문 아닌가요.”

고모에 말에 순간 방에는 정적이 흘렀다. 엄마의 눈빛은 충혈 되었다. 그날은 엄마도 고모의 직선적인 표현을 참기 어려웠는지 고모의 말에 어머니도 한마디 하는 것이 아닌가?

“고모 지금 뭐라고 했어요.”

이후엄마는 이성 잃고 고모와 괴성과 몸싸움이 오가고 몇 달 간 말이 없었다. 그날 어머니와 고모의 싸움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것을 보면 지연이 엄마의 마음속에 깊이 파인 분화구처럼 상처가 된 것이 분명하다. 멍하니, 지켜봐야 했던 그녀는 불안에 떨면서, 공포감에 질렸다. 아빠의 죽음, 엄마의 힘겨워하는 삶 그리고 갈등을 지켜보면서 어린 시절 그녀는 불안하고 외로웠다.

엄마와 고모의 큰 싸움이후, 갈등을 싫어하는 아이가 되었다. 친구의 목소리가 조금 커져도 무서워했다. 길을 가다가도 언쟁이 있다싶으면 돌아가곤 했다. 그래서 작은 갈등도 빨리 해결해야 마음이 편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결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혹 나 때문에 갈등이 심해진 것은 아니야.”

그녀는 부탁이나 갈등을 만나면 안절부절 못하고 해결해주지 못한 점을 연연해 할뿐 아니라, 자책까지 한다.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면 갈등이 생길 것 같고 그 갈등이 자신 때문이라고 왜곡된 생각을 한다. 엄마와 고모의 갈등에 충격을 받은 게 분명하다.

 

불안감이 아이에게 전이되다.

 

 

불안감은 능선을 따라 드리우는 그림자와 같이 전이된다. 불안한 사람 곁에 있는 것만으로 불편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충격적인 트라우마(Trauma) 때문에 생긴 불안이라면 쉽게 치유되기 어렵다. 특히, 불안을 자극하는 사람이 가족이라면 그 트라우마는 평생을 함께 할지도 모른다.

부모가 자주 싸우면 아이들은 불안해 진다. 부모의 갈등이 두려워 아이들은 자신의 불안감을 억압한다. 또 부모의 갈등을 막기 위해 자녀는 '조정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같은 경험은 자녀의 마음에 상처가 되어 '심리적 올가미'가 되는 것이다. 자녀는 불안했던 감정을 억압하게 되고 부모가 갈등으로 힘겨워할 때 '자신마저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부모를 공경하게 된다. 이러한 자녀가 효자가 되는 것이다. 대인관계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이들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우리의 억압된 불안과 죄책감은 인식과 이해, 수용의 과정을 거처야 무의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어린 시절 억압된 상처가 무의식화 되면 부모역할은 물론이고 부부역할도 불가능하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 그것은 부모의 기본 조건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부모가 불안하고서야 어찌 자녀를 편안하게 대할 것이며 그러니, 자녀가 안정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성장한 자녀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을 때 갈등은 예정된 것이다.

 

우리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어요.

 

“딸아이가 유치원을 가고부터 아침마다 등교를 거부합니다. 이때부터 난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딸아이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었어요. 소리치고 때리기도 하고 협박도 했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나에게 찰싹 달라붙는 물 먹은 종이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허둥지둥 상담실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니, ‘분리불안’이라고 합니다. 아이와 양육자 사이에 애착이 안정되지 못하여 양육자와 분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애착에 문제라니, 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큰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에 안심할 수 없습니다. 또 그 모든 문제가 부모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니, 자책하는 마음과 죄책감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자녀가 상담을 받을 때, 부모의 불안에 관해서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불안하면 자녀에게 훈육을 할 때 부모는 쉽게 감정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체벌과 훈육이 자녀의 불안의 원인이 된다.

부모교육 전문가 최경희 박사는 감정은 비례적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현실보다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면 안정된 부모가 되기는 어렵다. 또한 죄책감도 타인을 배려하는 수준을 넘게 되면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더 심한 경우,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자 스스로를 처벌하며 자학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불안과 죄책감은 현실을 왜곡하고 과장 확대하여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한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중심을 잃게 된다면 어떨까? 부모의 왜곡된 감정이 자녀에게 사랑이란 가면을 쓰고 우리를 속일지도 모른다. 그 가면이 자녀에게 상처를 준다면 부부는 자신의 무지함에 자책하게 될 것이다. 부부해방은 내 마음 속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발견, 이해, 수용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 자신이 어린 시절 불안에 떨었을 그 아이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그런 자기사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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