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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차상숙심리이야기
부산부부상담 , '난 성실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남자다' 본문
난 성실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남자다
박노해(박노해부부가족상담센터원장)
한계에 부딪쳤다.
더 이상 감당이 어렵다. 회사일도 많고 아내의 불만도 정도를 넘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집은 쑥대밭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두 아이가 논다고 온 집을 놀이터 아니, 전쟁터로 만든 것이다. 아내의 표정은 침울하고 내가 늦었다는 무언의 압력과 불만, 난 눈치껏 빨리 어질러진 장난감을 치우고 싱크대에 있는 그릇도 깨끗이 씻는다. 그 일을 끝내고도 아내가 작은아이 씻기고 재운다고 큰 아이 재우는 것은 내 몫이다. 아이들이 잠이라도 빨리 들면 좋으련만 남자아이 둘, 정말 감당이 어렵다. 불을 끄고도 새벽 1시나 되어야 잠을 잔다. 아내는 그래도 아이들이 상처받으면 안 된다고 아이들에게 소리치지 말고 아이들과 12시가 넘도록 놀아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다 아이들 잠들면 대화 좀 하잖다. 두렵다.
무슨 대화라 말인가? 이 시간에, 이제부터 아내의 하소연이 시작된다. 난 회사에서 일 때문에, 집에서는 아내의 투정과 힘겨워하는 넋두리 때문에 한계에 부딪쳤다. “하루 종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나! 큰 아이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고 선생님 연락 와서 학교에 오라고 하더라. 작은아이 아파서 병원 갔더니, 중이염이라고 하더라. 당신 도와준다고 하지만 빨라야 9시, 보통 10시 11시 들어와서 도와준다지만 난 정말 미칠 것 같다.” 막막하다. 아내의 그런 얘기 들어보면 답답하다. 그래서 아내에게 도우미를 쓰자고 했더니, 아내 왈(曰) “웬 배부른 소리냐, 우리 형편에 당신은 사람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아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청소에 설거지에 아이들 잠재우기까지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 것이 없는데 말이다.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냐, 더 이상 어떻게 도와줄까, 사람을 쓰라 해도 싫다. 늦었지만 그래도 청소하고 아이들 챙겨주는 남자가 몇 이나 있느냐” 아내는 그때부터 울기 시작한다. 숨이 턱턱 막힌다.
아내는 까다로운 사람이다. 꼭 트집 잡기 위해 일부러 나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처럼 생각이 든다. 나도 사람이니,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른 집 남자들에 비하면 성실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생각하는 수준은 더 높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도하고 돈도 벌고 살림까지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 들어 연애시절 조금만 늦어도 자존심 상해했든 아내의 모습이 떠올라 내 선택이 실수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위로 할 줄 모르는 남편이 싫다.
남편이 싫다. 남편은 자기가 성실한 사람인 줄 안다. 그거야 회사에서 일할 때 주변에서 그렇게 인정하고 지지하니까, 남편 자신이 그런 것을 즐기니까, 자기 좋아서 말이다. 남편은 고집이 세다. 나에게 자상하다. 성실하다. 배려한다 하지만 사실은 눈치보고 맞추는 것이지, 진정 나를 배려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늦게 들어와서는 말 한마디 없이 내 눈치를 살피며, 뭐 죄인처럼 그런 꼴이 더 보기 싫다. 도와준다고 하지만 사람이 지쳐 보이고 힘든 기색이 보이면 위로 한마디라도 할법한데 남편은 싸움으로 이어질 때까지도 자신은 멍하니, 아무 말이 없다.
남편은 효자다. 나보고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자신처럼 그리워하고 챙겨주기를 기대한다. 요즘은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시누이들을 챙겨주기를 기대한다. 나도 며느리 노릇 하고 싶다. 그러나 남편이 내 마음에는 관심이 없으니, 나도 마음이 나지 않는다. 남편은 일할 때는 일에만 열중하다 가족을 내 팽개친다는 생각이 들고 가족모임이나 명절에 시댁엘 가면 자기 혼자만 좋다. 누나들하고 정겹기가 짝이 없다. 나에게는 그런 자상한 표정 한번 지어준적이 없는 사람이 누나들에게는 너무 다정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서운하고 섭섭하다.
남편은 신혼 초에 일주일 멀다하고 시댁에 가고 싶어 하였다. 처음에는 나도 도리라고 생각하고 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견디기 어려웠다. 시누이들은 남편과 나이치가 많이 나는 편이이라, 시어머니 넷을 둔 느낌이었다. 다정하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자기 동생에게는 다정하면서 나에게는 이렇게 해야 된다. 동생 몸 약하니, 챙겨야 된다. 며느리 노릇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둥 정말 꼴사납다. 그래서 남편과 대판 싸우고 요즘은 시댁에 아예 안 간다. 마음이 불편하지만 이편이 낫다.
잃어버린 엄마의 자리
남편이 17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는 이후 조금 방황하는 시간은 가졌지만 얼마지 않아 모든 것은 잊고 입시준비를 통해 서울에 있는 일류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는 그렇게 성성장구 하였다. 대학 동아리모임, 학과모임에서도 적극적이었고 대학 4년 동안 전액장학금 한번 놓친 적이 없다. 이후 대기업에 입사했고 능력과 일에서도 인정을 받아 진급 또한 빨랐다. 누가 보아도 남편은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내를 만나면서 자신의 성실함은 부족함이 되고 자신의 자상함은 눈치가 되고 말았다.
남편이 어린 시절 그에게는 어머니가 한분 더 있었다. 친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둘째 부인이었던 것이다. 그 시절, 남편은 많은 갈등과 상처를 겪어야 했었다. 특히 큰어머니 형제들이 어머니에게 멸시 썩긴 말투와 조롱어린 표정은 그가 어머니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분노감을 삭혀야 했던 것이다. 그는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고 초라하게 생각이 되었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남편은 착한 학생, 모범적인 학생 그리고 공부 잘하는 우수한 학생이 되었다. 한번은 운동회 날 어머니께서 한복 곱게 차려입고 오셨다. 그가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이니, 어머니를 대하는 선생님들의 표정은 과히 존경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는 그렇게 어머니를 준중 받게 해드릴 수 있었다.
무슨 조선시대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의 아버지는 지역유지라고 할 수 있는 군수였다. 큰어머니가 아들이 없자. 그의 친모를 둘째부인으로 맞아들였던 것이다. 위로 누나가 넷 있었지만 아버지에게는 그가 가장 소중한 자식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엄격하였다. 집안 분위기가 엄격하니, 그는 좀처럼 마음 붙일 곳이 없었다. 또 고생하는 어머니에게도 늘 어머니를 지켜보는 아들이었다.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런 아들 말이다. 집안에서 부유하고 귀한 아들이었지만 그는 결코 여유롭지 못했고 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외로운 아이였다. 그 아이가 어머니에게 사랑받기 위한 노력이 성실함이었던 것이다. 또한 모범적인 우수한 학생, 그 학생은 아내에게도 모범적이고 성실하며 우수한 남편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내에게 투영되는 어머니의 자리
아내도 남편이 성실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말 한마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성실하지만 마음을 위로하고 챙기는 그런 기술이 부족하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남편이 아내를 챙기고 성실한 점은 인정되지만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행동은 매우 기계적이다. 아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편이 스스로 알아서 챙겨주기를 기대하는 그 기대수준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상담 중기에 남편은 어린 시절 자신을 만났다. 어머니를 간절히 바라보기만 했던 그 외로운 아이를 만나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 어린 아이를 만나 그는 정말 아이처럼 울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절규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다. 그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된 것이다. 이후부터 남편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아내에게 그렇게 성실하기만 했던 남편은 이제 단호하기도 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내기 시작하였다. 한번은 아내에게 “힘들지!” 그렇게 표현하고 쑥스러웠는지 미소를 지었다. 이후 그는 아내와의 갈등을 회피하지 않았다. 배우자와 갈등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마음은 챙기고 헤아리는 노력을 하였다. 아내의 경우도 배우자에 관하여 투정만 부리고 배려만 기대하지는 않게 되었다. 이후에 그들 부부는 여전히 갈등했지만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아동기에 부모와의 경험, 그리고 상처는 우리의 삶에 치명적인 트라마로 작용한다고 프로이트는 주장하였다. 누구나 상처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상처가 현재의 삶에 또 다른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부부의 삶, 가족과의 삶에서 안정된 삶을 원한다면 우리는 자기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열심히 산다고 성실하다고 최선을 다한다고 좋은 결과를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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