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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차상숙심리이야기
#심리상담, '갑자기 닥친 시련' 본문
갑자기 닥친 시련
글. 박노해(마음)
갑자기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아픔. 살다보면 한번쯤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닥칠 때가 있다. 너무 아프고 힘겨워 절규하다 도망치고 싶은 그런 마음일 때 말이다.
상담공부에 입문하고 얼마지 않아 교수님의 권유로 집단 상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학생이니, 형편이 어려워 큰 마음먹고 참여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은 깊은 산속 연수원이었다. 그것도 차도 잘 다니지 않는 그런 두메산골 말이다. 당시에 만해도 새마을호밖에 없던 시절이라,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작은 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외딴 시골로……. 나중에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그러나 그곳에 가까이 갈수록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정겨운 들녘, 발가벗은 겨울나무, 바람에 손짓하는 갈대, 그리고 마음하나하나 어루만지듯 내리는 눈, 차갑지만 얼굴을 감싸도는 겨울바람, 한 폭의 그림 같은 산길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는 것이 꼭 타지에 갔다 고향 찾는 사람들 풍경이다.
당신을 원망합니다.
겨우겨우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고 대충 짐정리를 하고 대강당으로 모이라는 방송을 듣고 가보니, 백여 명의 낯선 사람들이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렇게 마음공부가 시작되었다. 고즈넉한 산속에서 채식으로 저녁을 마치고 다들 일찌감치 대강당으로 모였다. 저녁엔 무얼 하려나! 궁금증을 일었다.
“저녁 맛있게 먹었어요.”
진행자의 덕담으로 저녁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강당 중앙에 촛불이 켜져 있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 무아님이 우리에게 마음에 편지를 써보라고 한다. 온화한 분위기와 잔잔한 음악이 마음 한 컨에 묻어두고 싶고, 다시 보고 싶지 않던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느낌이었다. 벌써부터 한쪽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도 마음이 아렸나 보다. 다들 한(恨)이 많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무아님께서 상관없이 나와서 글로 쓴 마음을 전해달라고 한다. 무아님이 말이 떨어지고 강당에 모인 백여 명의 사람들이 멍한 그런 느낌에 빠진다. 조금 후 인기척이 들리고 가녀린 여자가 중앙 촛불을 향해 앉았다. 조금 뜸을 들어드니, 훌쩍이다 말을 이어간다.
“전 당신을 용서 할 수 없어요. 하나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누구에게 피해를 줘 본적도 없어요. 그런데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었는지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오열한다.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이들도 같이 흐느낀다. 다들 상처가 많은 모양이다.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가 그렇게 원망한 대상은 ‘신(god)’이다. 그녀는 자기에게 닥친 시련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었다. 사고난지 한해가 지났나 보다. 그 후 그녀는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독실한 신자이고 착실하게 살아온 그녀에게 장애의 시련은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었나 보다. 그렇게 다섯 번의 낮과 밤을 보내고 마지막 날 밤이 되었습니다. 다들 마음 상처를 말끔히 씻어냈는지 얼굴이 맑고 편안해 보였다. 예순의 할머니는 소녀처럼 해맑게 웃음으로 화답해주었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학생은 수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마지막 날, 다들 헤어지기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강당에 모였다. 무아님은 마지막까지 마음을 글로 전해달라고 한다. 우리는 순서 없이 5일전과는 달라진 마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하나님’을 용서한 모양이었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아니 저 자신을 용서합니다. 사고로 몸이 불구가 된 것이 당신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마음이 불구였음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저에게 사랑을 가르치려 함을 압니다. 자신을 사랑하며 살라는 말이지요......”
그녀는 용서하고 있었다. 자신의 상처를 말이다. 또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있었다. 참 감사하고 기쁜 순간이었다. 살만하구나! 하는 마음이……! 그녀는 앞으로 많은 시간 불편한 삶을 살아가야 하지만 삶에서 감사함을 배웠으니, 그 시련을 감당하고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느끼고 수용하며 살까? 아마도 다들 대면, 대면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의 아픔을 외면하고 회피하여, 현재의 삶의 주인을 고통에게 저당 잡히고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아래글은 고통스러워하는 어느 할머니 이야기이다.
어느 할머니의 이별이야기
근래에는 황혼이혼이 사회문제가 되면 노인부부상담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날도 노부모가 상담실을 찾았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지금까지 살면서 힘들게 했던 마음 속 응어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술 마시고 주정하며 동네 우사한 이야기, 음주운전으로 면허증 취소된 이야기, 젊어서 화날 때 폭언, 폭력 했든 이야기, 치명적인 외도이야기 등등 이제는 상처받은 젊은 시절 생각하니, 억울하여 영감이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용서가 안 되고 욕을 썩어가며 분노하게 된단다. 영감은 젊어서 사랑은커녕 아이들 머리한번 만져 준적이 없고 가정에 소홀했으니, 지금까지 자식들 힘들게 키운 자신에게 보상하라는 것이다. 할머니가 말을 이어간다.
"영감이 얼마나 못 땠는지 몰라요. 저 입, 저 입으로 얼마나 사람을 기만했는지 용서가 안 된다오. 난 아이들 키운다고 먹지도, 입지도 않고 살았는데 자기는 편하게 살았어요. 무책임하고 늘 술 마시고 외도하고 정말 용서하기 싫어요."
할머니는 영감에 대한 원망만 계속하다가 자기 고생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어려서 부모님에 대한 아픔도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친정은 잘 살았다오. 난 귀한 집 막내딸이었어요. 부족할 것 없이 살았는데 결혼해서 저 인간 만나고 고생 줄에 접어들었어요. 못산다는 얘기 친정에 하기 싫어 힘들다고 얘기한 번 한 적이 없다오."
할머니는 갈수록 격양되게 억울함을 호소하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울분을 참지 못한다. 그러다 대성통곡을 하시는게 아닌가.
"오메. 오메. 어찌 절두고 가셨소. 아이고! 아이고 열 살에 절두고 어찌 간단 말이오. 못 보내 못 보내!"
할머니는 어려서 어머니를 일찍 여이고 그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모양이다. 얘기를 듣자니, 할머니가 열 살 무렵 학교 간 사이, 어머니가 지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날 어머니는 지병이 있긴 했지만 정정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아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고 했다. 놀란 거지요. 열 살의 아이가 얼마나 놀랬는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금까지 마음을 다잡고 살아온 것이다. 할머니는 어머니를 잃었던 상실감을 이제야 통곡으로 서러움을 호소하였다.
할머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부터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였는데 아버지는 막내딸이 불쌍했는지 늘 예뻐하고 챙겨주었단다.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는가 싶게 밝은 표정으로 자랐다. 뿐만 아니라 그늘 없이 아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무엇이든 악착같았다. 경쟁에서 밀리는 법이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꼭 이루고 마는 그런 아이로 성장해 갔다. 할머니는 결혼생활도 남에게 뒤지고 싶지 않아 무책임한 남편이 폭언은 당연하고 폭력, 외도까지 함에도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자식보고 견디며 열심히 살았다.
할머니의 마음속엔 상실한 어린 소녀가 있다. 그 소녀는 두 번 다시 어머니를 잃어버리는 그런 상처를 입고 싶지 않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할머니가 다잡고 다잡을수록 마음은 메마르고 황폐해져 남편은 밖으로 돌았고 그렇게 아픔으로 되풀이되어 할머니에게 두 번째 상처가 된것이다.
하늘같은 어머니의 사랑을 잃어버린 소녀, 그녀는 두 번 다시 그런 상실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가정형편을 키우고 자식교육을 시키고 남편 뒷바라지에 소홀함이 없었다. 할머니는 자존심을 세우고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에게는 능력을, 자녀에게는 교육을 집착과 집념으로 이루고 성취하려 한것이다. 지나쳤던 걸까? 남편은 아내에게 무능력한 남자라는 잔소리가 싫어 도피하듯 밖에서 다른 위로받을 여자를 찾았나 보다. 자식은 어머니의 공부에 대한 요구가 부담이 되어 공부는커녕 사회생활도 힘들어 했다. '좋은이별' 저자인 김형경씨는 사람이 아픔과 상처를 겪게 되면 꼭 한번은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할머니에게 애도의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 할머니는 열심히 노력하는 젊은 시절과 감당했던 결혼생활을 거치고 결국 노년기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소녀의 아픔을 또 다시 겪고 있는지 모른다. 아픔과 상처가 극복으로는 치유될 수 없다.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아픔을 격렬히 직면하는 길뿐이요. 그 직면이 나를 만나 ‘자기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051-332-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