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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심리상담센터 , 아내를 떠나려하는 남편

p&cmaum 2024. 3. 5. 15:26

아내를 떠나려하는 남편

글.박노해(마음)

“부부해방은 배우자 이해다.”

부부가 10년정도 갈등하면, 모든 것이 싫고 떠나고 싶은 마음 한번쯤은 먹기 마련이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정말 밉고 지긋지긋하여 결별을 선언하고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는 마음이 상처받은 부부의 마음이다. 떠난다고 떠나지면 좋으련만 거부하고 멀어져도 곁에 찰거머리 같이 찰싹 붙는 것이 부부 정이다. 그 정 속에 마음 속 외로움, 삶에 대한 두려움, 미련, 의존, 자책, 그리움이 있다. 죽일 듯이, 당장이라도 헤어질 듯 폭언을 내뱉다가도 돌아서면 후회하는 것이 부부삶이다. 부부로 살면서 고통에서 영원히 벗어나고 싶다면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바란다. 마음공부를 하지 않고는 떠날 수도 벗어날 수 없음을 알아야한다. 그것이 유일한 길이다.

“남편이 떠나고 싶어 한다.”

아내의 곁에서 떠나고 싶어 하는 어느 남편의 이야기다.

삶을 포기한 듯 맥 빠진 초라한 여자가 찾아왔다. 남편이 그녀 곁을 떠난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녀는 두렵고 불안하다. 남편이 떠난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다. 주말부부라 같이 산 세월도 길지 않았는데 하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그녀는 억울해도 버림받을 두려움에 원망도 분노도 멀리하고 매달리는 절박한 처지가 되었다. 그녀가 말을 이어간다.

“남편과 주말부부로 10년을 지냈어요.

남편이 2년 전부터 중국에 발령을 받고 그곳에서 6개월에 한 번씩 다녀가곤 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와서는 헤어지자고 합니다. 남편이 이제부터라도 자기 인생을 살고 싶다나요.

기가차서......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전 그동안 그 사람이 어떤 잘못을 해도 어떤 요구를 해도 참고 살았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헤어지자니, 전 그렇게 못해요.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남편이 마음 좀 돌리게 해주세요.

남편은 중국여자와 결혼을 했답니다. 살림도 차렸고요. 그녀는 자기 마음을 잘 알아주고 챙겨준답니다.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요. 또 그녀가 불쌍하데요.

저는 뒷전이고 말입니다. 10년 참고 산 저에게 어떻게....

두려워요. 어떻게 해야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그녀는 마음이 아이처럼 불안하다. 엄마와 아이를 버리고 떠나는 아빠를 바라보며 불안해서 울고불고 떼쓰는 아이와 같다. 멀리 있어도 남편이란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는 조금 비굴한 여자다. 그녀는 요구나 주장을 못한다. 그녀가 요구하면 남편이 싫어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의존이란 이렇게 무섭다. 자기 자존심도 쓰레기 취급하니 말이다. 결혼 전, 여자의 자존심은 어디로 간 걸까? 그동안 여자의 자존심이 진정 당당한 자신감이긴 한 걸까? 기죽어 맞추고 주장하지 못하는 그런 여자도 있다. 그녀는 둘째 딸이다. 위로 언니가 있고 아래로 여동생이 있다. 막내가 남동생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아들뿐 딸이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어머니가 연이어 딸 셋 낳고 할머니에게 구박당하는 것을 목격했었다. 언니는 그래도 첫딸이라 어머니께 관심이라도 받았지만 그녀와 여동생은 관심을 고사하고 야단맞기 일쑤였다. 그러니 요구할 수 없었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당시 건설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는 몇 개월에 한번 오곤 하였다. 그럴 때면 아버지의 관심은 딸들은 헌신짝 취급이고 막내아들 독차지였다. 그녀는 항상 여동생과 함께였다. 결혼이후에도 친정어머니보다 여동생에게 의지하였다. 여동생이 유일한 가족이고 부모였다. 간혹 아버지가 술 드시는 날은 집안이 쑥대밭이 되곤했었다. 그럴 때 자매는 아랫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불안에 떨었다.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울음소리에 서로를 의지했던 것이다.

“남편이 외국으로 떠났다.”

남편이 떠났다. 돌아올 때는 이혼서류 제출하자며 말이다. 그녀는 두렵다. 남편이 중국에서 내연녀와 살더라도 이혼은 말자해도 남편은 덫에 걸린 멧돼지 마냥 앞으로만 질주하는 느낌이다. 그녀의 호소가 이어진다.

“남편은 3살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위로 형이 있고 자기는 둘째였죠. 시어머니는 큰 아들 끼고 살고 남편에게는 관심이 없었데요. 새해에 형은 새 옷 사줘도 남편은 형이 입던 헌옷을 물려 입었나 봐요. 남편은 집에서 말이 없어요. 늘 주말 혹은 월말부부다보니, 남편과 대화할 시간도 없었지요. 남편이 사랑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남편이 이혼선언하고 시어머니가 걱정하며 한 말이었어요. 팔십 노인네가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지요. 시아주버니는 결혼하고 시어머니를 모실 수 없다는 손윗동서의 요구로 시어머니는 제 차지가 되었어요. 남편이 원하니, 그렇게 했지요. 시어머니도 삶이 허무한가 봐요.”

 

남편은 내면 깊숙이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받아 줄 여자를 원한다. 표면적으론 나약하고 불쌍한 여자를 위로하고 보살피며 동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두렵다. 거부당하고 사랑받지 못할까해서 말이다. 결국 여자의 주위를 맴돌다 포기하고 다른 여자를 찾았다. 그는 버림받을까 불안했던 거다. 그의 패턴은 너무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이라 조절이 어렵다. 그가 형에서 관심을 모두 빼앗긴 어린 시절 경험, 그 시간동안 항상 혼자였다. 형과 어머니 주변을 맴돌았지만 요구할 수 없는 아이,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는 사랑 그것이 그의 유년기 삶이었다. 속으로 분노하고 억울했지만 결국 밖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친구이고 놀이었다. 지금은 일과 내연녀가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마음속 짐은 여전하다.”

삼 년쯤 지나서 아내가 다시 상달실에 찾았다. 남편이 중국에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내심 반가운 눈치다. 남편과 함께 상담을 받고 싶은데 남편이 싫다고하여 아내만 방문한 것이다.

“남편이 돌아왔지만 남편은 아무 의욕이 없어요. 곁에 있어 좋지만 너무 어색한 사람이 되었어요. 남편을 어떻게 도와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그당시 남편이 중국으로 떠나자, 내 권유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종결하고 말았다. 남편이 돌아온 현 시점에 남편도 그녀도 변화는 없었다. 남편의 문제도 문제지만 그녀의 문제점에 관해 언급하니, 그녀가 지속적인 상담을 받겠다고 했다. 그렇게 1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녀는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말을 이어간다.

“선생님 제가 왜 그랬을까요? 정말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는 어려움을 겪고서 마음에 눈을 끄기 시작했다.얼마 후 그녀가 남편과 함께 상담실을 방문하였다. 남편은 무기력한 상태였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가 아내를 떠난 것은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도 내면에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하지만 거부당할까하는 두려움에 용기를 내지 못한다. 용기를 낼 수 없어 포기하고 세상을 방황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마음을 채워줄 대상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배우자에게 버림받기 전에 먼저 떠나려고 했다. 버림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남편이 버림받는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동안 거부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토로하고 호소하며 해소되는 시간을 보내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버림받을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이 드네요.” 결혼으로부터 해방은 배우자를 의존하거나, 벗어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인 해방은 결국 자기이해로 가능하다. 자기 내면에 묻어둔 상처를 직면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상처받은 마음으로부터 진정 해방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이며 해방이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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