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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차상숙심리이야기
부산부부상담센터 , '성관계 안하고 살수는 없나?' 본문
성관계 안하고 살수는 없나
글.박노해(마음)
부부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결혼하고 10년 동안 남편과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남편은 날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만 그저 형식적으로 들릴 뿐 좀처럼 믿기 어렵다. 얼마 전부터 남편은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불감증이다. 성적인 문제가 있다. 일 년에 우리가 부부관계를 몇 번이나 하나! 지난 일 년 동안 5번도 안했다. 난! 이렇게는 못산다!"하고 이혼을 선언 하는 것이 아닌가? 마음속으론 ‘그래 잘 됐다. 이번엔 꼭 갈라서자’ 하고 생각했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쉽게 나오진 않았다. 남편과 10년을 살았지만 남편이란 사람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한 번도 나와 아이를 먼저 생각한 적이 없었다. 첫째가 일, 두 번째로 시어머니, 세 번째는 친구, 그 다음이 우리 가족이다. 얼마 전 아이 교육을 위해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더니 남편은 일언지하에 반대다. 뭐 요즘 부모들은 애들 교육에 너무 극성스러워 문제라나! 정말 이유가 좋다. 자기 편의대로 갖다 붙이는 그런 남자! 그 사람이 내 남편이다. 남편이란 이름도 붙이기 싫은 사람이다.
얼마 전 남편이 성관계에 대해 문제 삼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말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누가 불만을 삼아야하는데 자기가 불만이라니! 마음에서 남편이 사라진지 오래지만 더 이상 이렇게 못살겠다.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맞벌이 부부였으나 남편은 단 한 번도 아이 키우는데 도움을 준적이 없었다. 내가 아프거나 힘들어서 누워있을 때도 오히려 핀잔주거나 짜증내기 일쑤였다. 가슴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다. 결혼하고 얼마 후부터 부부관계가 싫어졌다. 마음에서 기대가 사라지자 남편의 살결이 닿는 것 마저 섬뜩하고 남의 남자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그런 나에게 불감증이니, 남자의 성욕을 모르니 하면서 내가 문제란다. 참 편리하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말도 쉽게 하는지, 정말 어떤 날은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이젠 더 이상 참고 살 생각이 없다. 생활비 주면서 늘 가계부를 꼼꼼하게 확인하여 몇 천원 비었다느니, 여자가 돈을 아낄 줄 모른다느니 독설 같은 말들을 생각 없이 내뱉는 남편! 정말 내가 내 발등을 찍었구나 싶었다. 남자가 어쩜 저렇게 쪼잔할까? 남자가 어쩜 저렇게도 배포가 없을까? 늘 잔소리에 간섭에, ‘저럴 거면 자기가 살림하고 밥하고 살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연애할 때는 정말 자상한 남자였다. 영화티켓도 미리 예매해놓고 음식점도 미리 예약해놓고 언제나 나를 만나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는 그런 남자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결혼하고 보니 자상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성격이었다. 그 사람은 늘 정확하고 완벽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옆 사람까지 달달 볶는 그런 남자였다. 그동안 아이 때문에 성관계에서도 대준다는 심정으로 ‘그래 해봐라 인간아!’ 하면서 견뎠지만 이제는 저 인간 숨소리도 싫다.
신혼 초에 많은 부부가 문화적인 차이, 심리적인 문제, 양육스트레스 등으로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이때 많은 부부들이 서로 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데, 이 과정을 잘 극복한 부부는 중년에도 원만한 부부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조율해 나가지 못할 때의 부부관계는 포기, 무시, 억압, 부정, 합리화, 외면, 공격 등의 다양한 부적응적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적응적 관계에 대한 이해와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부부는 결국 이혼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 포기하거나 억압하는 관계에 해당하는 부부들은 10년 쯤 조용히 참고 살다가 결정적인 갈등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하기 쉽다. 따라서 신혼 초부터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생각과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자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할 때 우리는 고통이란 대가를 지불하게 되는데, 이것은 신혼 초의 작은 갈등에 비하면 수십 배, 수백 배의 고통으로 들이닥친다. 부부의 삶이란 쉽지 않다. 부부로 산다는 것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환경에 적응하고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향도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부부의 삶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배우자의 마음과 교감하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051)332-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