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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동상담센터 , ' 둘째가 태어난다는 것은 '

p&cmaum 2025. 4. 14. 09:18

둘째가 태어난다는 것은

 

부산아동청소년상담센터 오아시스

부원장 차상숙

 

며칠 전 아파트를 나서는 길이었다. 지난 여름에 만났던 27개월 된 꼬마아이가 울며 할머니에게서 도망가면서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따라가려는 사람은 낯선 사람이었고 할머니는 외할머니였다.

사연인즉 엄마가 둘째 동생을 출산한지 10일쯤 되었는데 엄마와 동생을 너무 힘들게 하고 집에는 들어가지 않고 무작정 밖에 나가자는 식이라는 것이었다. 외할머니와 얘기를 나누는 사이 아이는 어느새 나의 손가락을 하나 부여잡고 외할머니를 따라 집으로 가지 않겠다고 계속 울고 짜증을 내고 급기야는 바지에 오줌을 지리게 되었다. 엄마와 동생을 너무 힘들게 해서 외할머니가 계시는 다른 지방으로 데려가 어린이집에 보낼 거라는 말씀도 하셨다. 외할머니는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또래 집에 놀러 가자고 달래서 돌아가게 되었다.

 

큰 아이에게 동생이 생기는 것은 본처가 있는데 애첩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동생이란 내 것을 빼앗아 가는 도둑이요 없어졌으면 좋을 대상이다.

엄마들은 아이를 키울 때 키워야 좋다는 생각에 연년생은 물론 2살 터울의 동생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아직 아이인체로 관심과 배려를 받아야 하는 큰 아이는 어느새 형이나 누나가 되어 어른노릇을 해야 하는 지경에 빠지고 만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굉장히 수동적으로 잘하는 아이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매우 공격적이고 짜증이 많은 아이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충분히 의존하지 못하고 독립적인 활동을 요구받게 되므로 그로 인한 불안과 부담감이 아이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수동적인 아이가 되는 것은 동생을 이뻐하고 잘 챙겨줘야지.. 나를 미워하지 않고 이뻐하시겠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동생이 태어나면 질투하고 시샘하여 짜증을 부리는 것이 큰 아이에게는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큰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야단하거나 무조건 참으라는 식의 태도로 인해 아이의 성격에는 많은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를 낳는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로 인해 겪게 되는 큰아이와 엄마는 물론 가정의 영향은 너무 방치되고 무시되어 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상담센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아동의 이전 경험에서 엄마와의 너무 이른 분리경험(4세 이전), 양육자의 교체(할머니, 이모, 도우미 등), 동생의 출현으로 인한 박탈감 등이 매우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는 심리적으로 부족감을 느끼면 외부나 다른 대상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무기력하고 거부적인 태도를 갖게 하여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게 되었을 경우 부모가 문제 인식을 하고 찾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너무 힘든 과정을 보내고 그제야 전문기관을 찾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중에 아이의 발달과 심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이나 기회는 거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부모와 아이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마찰은 너무도 큰 상처가 되어 이후의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부가 된다는 것도 신중해야 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 또 둘째를 갖는 다는 것은 많은 마음의 준비와 주위의 배려가 필요한 과정이다. 점점 가족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양육환경에서 아이는 더욱 많은 결핍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임신, 출산, 육아는 이제 더 이상 아내나 엄마의 몫으로 돌리기에는 엄청난 부피가 되어 버렸다. 옛날에 먹고 살기 바쁠 때를 얘기하는 이전의 부모세대가 있지만 그로 인해 지금의 부모들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로 인해 충분히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엄마와 아이 각각의 입장에서 조금 더 많은 이해와 준비, 그리고 배려를 통한 출산과 양육의 환경이 이루어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문제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기본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서라도 바로 잡아주고자 하는 진정한 부모의 책임의식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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