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센터 , ' 지우개 '
< 상담 받은 어느 내담자의 이야기 >
지우개
한동안 사이트를 방문하지 못한 사이에 책이 출간되었다는 좋은 소식이 있네요. 특별강연회 소식을 문자로 받아보기는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책으로나마 꼭 읽어보려 합니다. 여전히 아이는 없지만 알 수 없는 일이고, 아이가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을테니까요.
제가 상담을 종료한지 벌써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 자신이 들여다보였던 그 순간의 전율과 떨림 때문에 반년 가까이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제 경험을 마치 복음을 전파 하듯이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이 무렵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내면의 기쁨이 밖으로 드러난다는 얘기겠죠.
요즘 일상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생각해도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정말 많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애써 참는 것이 아니라 짜증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짜증을 내고 나면 제 자신에게 " 너 별 것도 아닌 일에 또 짜증내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 자신이 한심해보여서 하루하루 더 좋은 성품을 갖춘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내도 비록 힘든 고비 때문에 상담을 종료하지는 못했지만, 자기를 들여다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런 힘든 시기를 거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상담종료 이후 "부부란 아무리 오래 살아도 남남처럼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단 1년을 살아도 내면의 깊은 곳까지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함께 살아온 7년 동안 아내를 이해한 것보다 지난 1년 동안의 진정한 이해가 더 크고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아내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바로 제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 것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게시판 타이틀에도 부제로 붙어 있듯이 "부부의 삶, 너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아내를 상담 받게 하기 위해서 함께 상담센터를 찾았을 뿐이었지만, 아내가 상담을 중도에 포기했을 때 제가 끝까지 상담을 받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 때 저도 상담을 중단했다면, 제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아내를 이해하는 것도 요원한 길이었겠죠. 그 때 원장님이 저에게 대략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한 사람이 먼저 자신을 이해하게 되면 아직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상대가 자신을 알게 되었을 때 나머지 한 사람도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겠습니까?"
오랫만에 사이트에 글을 남기면서 "부지런히 마음 공부를 이어가리라"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051-332-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