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족심리상담 , '혼자 끙끙 앓다 부모손에 이끌려 찾아'
혼자 끙끙 앓다 부모손에 이끌려 찾아
글.박노해(마음)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외동인데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여서 어릴 때부터 여러 곳에 맡겨 키웠어요. 부부 사이도 썩 원만치 않은데 우연히 아이방의 낙서를 보니 부모에 대한 욕을 많이 써 놓아 놀랬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요."
부산시 청소년 상담지원센터에 아들의 손을 이끌고 찾아온 한 엄마의 하소연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모와 교사 어디에도 불만을 털어놓지 못하고 방 벽에 독백하듯 표출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의 생활반경이 집과 학교가 대부분인 탓에 그들의 고민도 여기에 관련된 것이 많다. 때문에 가족관계나 친구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상담센터를 찾는 경우가 대다수다. 더구나 혼자서 자신의 문제를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부산 북구 덕천동 부산아동청소년상담센터를 찾는 아이들의 고민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의 초등학생 상담의 주 내용은 왕따 등 친구관계, 학습 고민, 지나친 게임 등이 각 30% 가량씩 차지한다. 게임으로 인한 상담은 주로 부모들이 걱정스러워서 찾는 경우이다.
"왕따로 인한 상담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이 혼자서 끙끙 앓다 거의 위험한 수준이 되어서 부모 손에 이끌려 오는 경우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왕따를 당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되는 경우도 있어요. 초창기에 학교를 찾아가 상대학생 부모에게 얘기를 해 해결했는데도 그 때 잠시뿐 악순환이 계속된 겁니다. 처음엔 아이도 부모에게 얘기해 일견 해결된 듯 했지만 왕따가 계속되자 아예 부모에게도 털어놓지 않아 악화된 거죠."
부산아동청소년상담센터 박노해 원장은 왕따든 학습 고민이든 과도한 게임이든 거의 가족관계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부모의 지나친 통제나 방치가 아이를 소극적이거나 공격적인 성격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공부만 너무 강요한다거나 원만치 않은 부부관계로 인한 무관심에 아이들의 고민은 어떤 형태로든 싹튼다.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도 다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탈출구라는 것이 박 원장의 설명이다. "학습 고민도 마찬가집니다. 억누르기 힘들겠지만 결국은 부모의 욕심이죠. 특히 바쁘다는 핑계로 학원에만 맡기고 방치하면서 '공부, 공부'만 되뇌는데 어느 아이가 배길까요." 박 원장은 아이들의 고민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들도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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