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부산부부심리상담 , '타인에게 친절하지만 아내 마음은 모릅니다'

p&cmaum 2023. 11. 15. 14:14

타인에게 친절하지만 아내 마음은 모릅니다

 

글.박노해(마음)

A 씨는 배려심이 많고 도덕적인 사람이다. 그는 타인에게 피해주는 것을 싫어한다. 그의 아내는 타인에게 친절한 남편이 싫다. 남들에게는 친절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몰라주기 때문이다. A 씨는 이런 아내를 이해하기 어렵다. 별 것도 아닌 것을 문제 삼고, 늘 불만투성이다. 결혼 초에는 아내의 마음에 맞춰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저 사람은 안 바뀐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적당히 포기하며 산다. A 씨의 아내는 억울했다. 남편에게 이해를 받아본 적이 없다. 남편에게 "오늘이 내 생일인 것 알고 있어요?" 하면 기억 못한 남편은 적반하장으로 "뭐 결혼 20년이 다 되가는데 그런 걸 꼭 챙겨야 돼!" 하며 오히려 타박이다. 그녀도 잔소리를 해보지만 남편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심리 상담에서 내담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공감'이라고 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부부 각자의 사고 때문에 상대방을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이 부부도 그것이 문제였다.

A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자신을 돌봐주는 할머니까지 떠나보냈던 기억이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젊은 시절 종교에 심취해 나름대로 답을 얻은 것이 '인생은 허무한 것이니, 아등바등 싸우며 살 필요 없다'는 결론이었다.

문제는 배우자가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느낄 수 없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아내의 불만과 투정을 들을 때마다 A 씨는 '별일 아닌 것을 가지고 왜 저러나' 하고 생각했다. 등산을 함께 가서 다리가 아프다고 아내가 말하면 "이정도 걷고 뭐가 아파. 장애인도 올라 갔어"라고 말하며 아내의 불만스러운 태도를 지적했다. 하지만 아내에게 필요한 말은 "당신 너무 무리했나보다. 많이 아프지?" 하는 공감의 말이다.

하지만 공감이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를 공감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신념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것에서 공감의 열쇠를 찾울 수 있다. A 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어린 시절 상처에서 출발한 삶에 대한 철학을 돌아보는 것이다.

A 씨는 너무 어린 시절 어머니의 존재를 대신하는 할머니와 사별했다. 그는 스스로 아픔을 회복하고자 방황했으나, 제대로 상처를 보듬지 못했다. 자기의 아픔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인생무상'이라는 삶의 태도로 아내의 아픔이나 불만을 공감할 수 있을까? 매사에 사소한 것, 별 것 아닌 것이라 치부하는 그가 아내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A 씨처럼 다른 누군가를 공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공감부터 우선되어야 한다. 자신 안의 투정이나 불만 또는 상처를 보살펴주지 않는 이가 다른 이를 공감할 수 있겠는가? 배우자와 공감하기 어렵다면 혹시 자기 공감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

 

 

박노해차상숙부부심리상담센터

051)332-5895